알츠하이머 위험 신호,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후각 테스트 방법

우리 모두는 가끔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거나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난다면? 가족력이나 나이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이 걱정된다면?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후각 테스트로 인지 기능 저하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알츠하이머병과 후각 능력의 관계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뇌에서 병리학적 변화가 시작됩니다. 이 질환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1. 주관적 인지 쇠퇴기: 검사 결과는 정상이지만 본인이 인지 기능 저하를 느끼는 단계
2. 경도인지장애: 기억력이 감소하는 단계
3. 알츠하이머병: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는 단계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 'AROMHA'라는 가정용 원격 후각 메모리 건강 평가 테스트를 개발했습니다.

연구 결과: 후각과 인지 기능의 상관관계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그룹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 인지적으로 정상인 사람 127명
• 주관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를 느끼는 사람 34명
• 경도인지장애 환자 19명 (연령대: 20~92세)

실험 결과

• 인지 장애가 있는 성인일수록 후각 기억력과 식별력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
• 특히 55세 이상에서 모든 후각 테스트 점수가 인지 저하와 관련이 있음
•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점수가 가장 낮고, 주관적 인지 저하를 느끼는 사람들이 그 다음, 정상인이 가장 높은 점수 기록

집에서 할 수 있는 후각 테스트 방법

가정에서 직접 후각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이 방법은 고대구로병원 알츠하이머 예방센터 강성훈 센터장의 검수를 받았습니다.

준비물

• 6~8가지 뚜렷한 향이 나는 물품:
  • 라벤더 향 제품(향초, 방향제)
  • 귤이나 오렌지 껍질
  • 박하 제품(멘톨, 껌, 치약)
  • 계핏가루
  • 커피 원두나 분말
  • 마늘이나 양파
  • 바닐라 에센스
  • 로즈메리나 타임 같은 허브
• 종이컵이나 작은 용기, 랩

테스트 방법

1. 후각 인식 검사

• 참가자는 눈을 감고 랜덤으로 제시되는 향을 맡습니다.
• 도우미는 네 가지 선택지를 주고, 참가자가 무슨 향인지 맞히도록 합니다.
• 최소 6가지 문제를 다른 향으로 반복합니다.

2. 기억력 확인 검사

• 향 세 개를 순서대로 맡게 합니다.
• 15분 후에 특정 순서(예: 두 번째)로 맡은 향이 무엇이었는지 맞히게 합니다.

3. 작업 기억 확인 검사

• 향 세 가지를 일정 시간 간격으로 맡게 합니다.
• 맡은 순서대로 향을 배열하도록 합니다.

결과 해석과 주의사항

• 정답률이 50% 이하라면 인지 기능 저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더 정확한 결과를 위해 3~4개월마다 한 번씩 1년 정도 테스트를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감기나 코막힘 등 호흡기 질환이 있을 때는 검사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 후각 검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반드시 알츠하이머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

중앙대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참고사항으로 시행해 볼 수 있지만, 다른 요소에 의해서도 후각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박기형 교수는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없다는 가정 하에 후각이 저하됐다면 퇴행성 변화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검사에서 향을 맞히지 못했다고 무조건 인지 기능이 떨어진 것은 아니므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우리 모두가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런 간단한 테스트는 자신의 인지 건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조기 발견은 알츠하이머병 예방 및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