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카르푸나 런던 코스트코 냉동고에서 메로나와 붕어싸만코를 발견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최근 유럽 여행을 다녀오거나 현지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종 올리는 신기하면서도 뿌듯한 목격담입니다. BTS와 오징어 게임으로 시작된 K-컬처의 열풍이 떡볶이와 냉동 김밥을 넘어 이제는 우리가 어릴 적부터 동네 구멍가게에서 사 먹던 친숙한 아이스크림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대체 디저트의 홍수 속에서 매년 줄어드는 국내 빙과시장 규모를 보며 "이제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산업도 한계에 부딪힌 것 아닐까"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분들도 많았을 텐데요.
하지만 대한민국 기업들은 역시 위기에 강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깐깐하기로 소문난 유럽연합(EU)의 식품 규제 장벽을 '식물성 원료'라는 기가 막힌 역발상으로 정면 돌파해 냈습니다. 우유 대신 식물성 성분으로 맛을 내 현지 비건(채단주의자) 입맛까지 사로잡은 K-아이스크림의 화려한 유럽 진출기입니다. 구체적인 통계 데이터와 기업별 전략을 리스트형으로 상세히 짚어 드립니다.

1. 숫자로 보는 K-아이스크림의 유럽 시장 대폭발 기록
유럽인들이 한국의 빙과류를 단순히 호기심에 한두 번 사 먹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증거는 명확한 수출 데이터가 증명해 줍니다.
- 수출액 19배 대폭등: 농식품수출정보(KATI)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 EU 아이스크림 및 빙과류 수출액은 2020년 기준 18만2700달러(한화 약 2억7800만 원)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344만9500달러(한화 약 52억6000만 원)로 무려 19배나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 물량 기준 20배 이상 성장: 같은 기간 유럽으로 건너간 아이스크림 수출 물량 역시 48.7톤(t)에서 985.2톤(t)으로 20배 이상 늘어나며 현지 냉동 매대를 빠르게 점령하고 있습니다.
2. K-빙과업계가 안방을 떠나 유럽으로 눈을 돌린 진짜 이유
국내 빙과 대기업들이 막대한 물류비와 언어 장벽을 감수하면서까지 유럽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거는 데는 국내 시장의 뼈아픈 침체 현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 10년 새 30% 이상 쪼그라든 내수 시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 결과,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규모는 2015년 2조184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4년 1조4864억 원으로 내려앉았습니다.
-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 지난해 시장 규모 역시 약 1조41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어 10여 년 만에 시장 자취가 30% 이상 사라졌습니다. 인구 감소와 저출산 여파로 아이스크림을 소비할 주 연령층이 줄어들자 대안으로 해외 시장 개척이 필연적인 선택이 되었습니다.
3.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EU 복합식품 규제'와 식물성 역발상
유럽 시장은 미국이나 동남아시아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특히 우유가 들어가는 유제품 군은 더욱 그렇습니다.
- 까다로운 동물성 원료 검증: 유성분이 포함된 아이스크림은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복합식품'으로 분류됩니다. EU의 규정에 맞추려면 원료가 반드시 EU 승인 시설에서 생산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잔류 물질 관리 계획, 동물 위생 요건, 계란 성분의 위험 저감 처리 등 현미경 검증을 통과해야 합니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꾼 비건 레시피: 식품 규제와 인증 절차가 세밀해 수입 제한에 걸리자, 국내 빙과업계는 과감하게 우유를 빼고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는 유제품 규제를 원천적으로 피해 가는 동시에, 유럽 현지에 거대하게 형성된 비건 및 웰빙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며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4. 유럽 영토 확장 선봉장: 빙그레와 롯데웰푸드의 전술
현재 유럽 현지에서 K-아이스크림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양대 산맥의 움직임은 매우 구체적이고 체계적입니다.
- 빙그레의 '식물성 메로나·붕어싸만코' 투트랙 전략
- 빙그레는 간판 제품인 메로나의 유성분을 식물성으로 전면 대체하여 2023년부터 네덜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핵심 국가에 수출을 개시했습니다.
- 현재 식물성 메로나 전체 해외 매출 중 유럽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4.4%에 달합니다. 프랑스 카르푸, 영국 코스트코, 독일 네토, 이탈리아 코나드 등 현지인들이 매일 이용하는 대형 유통 채널에 당당히 입점했습니다.
-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인 독일 아누가(ANUGA)에서 '식물성 붕어싸만코'를 추가로 선보이며 현지 냉동 디저트 수출 성장세를 두 자릿수 이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 롯데웰푸드의 '식물성 국화빵' 추격전
- 롯데웰푸드 역시 지난해부터 식물성 아이스크림 전담 연구개발(R&D)에 착수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습니다.
- 독일 아누가 박람회에서 한국 전통 찰떡과 빵의 식감을 살린 '식물성 국화빵'을 출품해 현지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유럽 시장의 반응을 살피며 수출 저변을 점진적으로 넓혀가는 초기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라는 절망적인 성적표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우유 없는 아이스크림이라는 과감한 혁신으로 유럽 시장을 뚫어낸 한국 빙과업계의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원칙적으로 MATLAB이나 Overleaf를 다루듯 정밀하게 현지 규제를 분석하고 제품을 튜닝해 낸 결과물입니다.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움에 도전할 때 진짜 성장이 시작됩니다"
K-팝과 K-푸드의 후광에만 기대지 않고 유럽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비건 문화, 철저한 위생 기준까지 완벽히 저격한 식물성 아이스크림의 도전은 이제 막 궤도에 올랐습니다. 파리와 런던의 한복판에서 현지인들이 우리 메로나를 베어 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이유입니다. 소중한 우리 기업들이 넓은 유럽 대륙에서 거둘 더 큰 결실과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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